어지럼의 실체가 보이지 않을 때
“몸이 왼쪽으로 자꾸 끌려가는 느낌이 들어요.” “어딘가 불안정한데, 병원에서는 뚜렷한 원인이 없대요.”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우리는 쉽게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런 말은 위로가 아니라 때로는 더 깊은 절망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지속적 체위 지각 어지럼증(PPPD)’을 겪고 있지만,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이해받지 못한 채 일상으로 복귀하려 애쓰다 또 다시 무너지곤 합니다.
PPPD란 무엇인가?
PPPD(Persistent Postural-Perceptual Dizziness)는 말 그대로 ‘지속적이며 체위 변화에 따라 악화되는 지각성 어지럼’을 뜻합니다.
주로 신체적인 손상이 사라진 후에도 ‘몸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나 ‘공간에 대한 불안정한 감각’이 계속되는 상태로,
신경계와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 어지럼증은 전정기관(귀 속 평형기관)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뇌가 ‘움직임’을 해석하는 방식에 오류가 생겨 나타납니다.
반복되는 이직과 회복, 그리고 좌절
PPPD는 감각과 심리 사이의 ‘불일치’에서 비롯되므로, 특정 환경이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소음,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 밝은 조명, 책임감이 큰 업무는 긴장을 유발하며 어지럼을 심화시킵니다.
이로 인해 반복적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쉬면 증상이 약해지고, 다시 일을 시작하면 재발하는 패턴은 PPPD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